[국제] 대만에서도 안 먹는 미국 쇠고기


2010.1.8.금요일

아홉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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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사실상 금지되었단다. 1 5일자 뉴스다.

한겨레와 경향 등의 소수 언론을 제외하고는 이 뉴스가 거의 보도되지 않고 있다. 특히나 종합 미디어를 만들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겠다는 작자들은 하나 같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오자라도 날까 무서워서 그러냐.

 

대만이 어떻게 해서 미국산 쇠고기를 거부할 수 있었는지 그 사연이 사뭇 궁금했다. 그 나라 정치인들은 우리와 달리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더란 말인가. 사설이 길 필요 없다. 사실만 그대로 보자. (쓰고 나니 꽤 긴 기사가 됐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읽으시라.)

 

먼저 결과부터. 무엇을 수입하고 무엇을 금지하는지 명확하게 보자.

 

 

식품위생관리법 3차 수정안 통과 ? 미국 쇠고기 고위험군 6개 부위 수입금지

2009. 1. 5.

 

2개월 동안 논쟁을 벌인 미국 쇠고기 수입 수정법이 오늘 정식으로 통과되었다. 비록 어제 미국 재대협회(在臺協會, American Institute in Taibei, 약자로 AIT) 책임자인 윌리엄 스탠튼이 국회의장 왕진핑(王金平)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마지막까지 노력을 해보았지만, 오늘 여야는 결국 식품위생관리법 수정안을 통과시켜, 미국 분쇄육과 내장 등 6개 고위험군 부위의 쇠고기 수입 금지를 명문화했다. 하지만 국회 밖에서는 여전히 흰 현수막을 흔들며 항의하는 민중들이 있다(민진당의 부가안건 결의가 채택되지 않음. 뒤에 소개함 ? 역자 주).

여야가 표결로 통과한 식품위생관리법 수정안에는 미국 쇠고기 분쇄육과 내장 등의 고위험군 수입 금지와 함께, 또한 국민당이 제기한 부가안건인 30개월 이상의 쇠고기와 관련 제품 수입 금지도 포함돼 있다.

 

재대협회, 약칭 AIT란 조직은 앞으로도 자주 나올텐데, 대만과 미국이 정식 수교가 된 상태가 아니므로, 이 기구를 통해 쌍방간의 협의를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로 치면 미국 상공회의소쯤 되겠다. 정식 외교채널이 없는 상태이므로 상공회의소 격인 AIT의 의견이 사실상 미국 정부의 목소리라고 봐도 된다.

 

그리고 보다 구체적인 뉴스.

 

위생서, 현재 시스템으로도 3차 수정안 적용 가능

2009. 1. 5.

 

국회에서 통과된 법에 따르면 10년내 광우병이 발병했던 지역의 30개월 이하 소 머리, , 안구, 척수, 분쇄육, 내장 등의 부위는 대만 내에 수입할 수 없다.

 

위생서장 양즈량(楊志良)은 국회에서 통과된 법이라면 위생서에서 모두 처리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오후에 열린 회의에서 국회의 결정에 대해 위생서는 아무런 의견이 없으며, 법대로 행정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위생서 부서장 수메이링(蕭美玲)과 식품약물관리국 부국장 린쉬에롱(林雪蓉)은 기자들에게, 미국은 2006년 광우병이 유행했기 때문에, 이번에 통과된 수정법에 의하면 2016년까지 미국산 쇠고기의 6개 부위는 대만에 수입될 수 없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또한 현재 실시되고 있는 ‘3 5카드조치에 따르면 미국 소의 머리, , 안구, 척수는 아예 미국에서 수출될 수가 없고, 논쟁 대상이었던 분쇄육과 내장은 대만 당국의 특별 허가가 없이는 통관될 수 없다. 수정법 이후 들여올 수 있는 건 오직 뼈 있는 쇠고기에 한정된다. (뼈 없는 쇠고기는 2006년부터 이미 수입 개방돼 있음 ? 역자 주)

 

‘3 5카드란 원산지, 세관, 시장의 3개 부문 관리와 품질시스템평가(QSA), 태그표시, 전수검사, 화학적 검사, 자료분석등의 5개 관리 카드를 말한다.

 

정리해보면, 30개월 이상 쇠고기나 우육제품은 완전 수입 금지, 30개월 미만에서는 기존 뼈 없는 쇠고기에 추가해 이번에 뼈 있는 쇠고기만 수입이 허가된 것이다. 2006년부터 대만은 30개월 이하의 뼈 없는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왔다. 불합격품은 13회 검출되었는데 그 중 6회는 뼛조각이 검출됐고, 7회는 서류 부실이 문제였다. 불합격품은 전량 반송조치되었다고 한다. (원문)

 

참고로 대만의 광우병 위험지역 기준은 10년이지만 우리는 24개월이다.

 

현재 우리 언론에서는 수입금지 품목을 다음과 같이 비교하고 있다. 아래는 경향신문에 보도된 비교표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품목 비교표

한국

-모든 월령의 편도, 회장원위부

- 30개월령 이상 머리뼈, , , 척수, 등배신경절, 척주

- 30개월 미만의 머리뼈, , , 척수는 수입자가 주문하지 않는 한

검사과정에서 발견시 반송됨

대만

- 모든 월령의 편도, 회장원위부, 머리뼈, , , 척수, 분쇄육, 내장

- 30개월령 이상 등배신경절, 삼차신경절, 척주

 

그런데 위에 언급된 대만 기사에 따르면, 수정안 외에 국민당이 제출한 부가결의안에는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및 관련제품을 수입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 부분에 대한 추가 취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대만 언론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대만의 수입금지 품목은 더욱 확대된다.

 

또한 현지 기사에 따르면 분쇄육과 내장에 대해선 대만도 완전 수입금지가 아니라, 엄밀히 말해  수입자가 주문할 시에 허가가 가능한품목이다.

 

그러나 이것도 우리의 경우에 비하면 훨씬 낫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분쇄육에 대해 개방상태인데, 이 분쇄육이야말로 어느 집 자식인지도 모르는출처 분명의 잡고기여서, 굳이 광우병이 아니더라도 위생 상태가 심하게 의심되는 품목이기 때문이다. 햄버거 패티에 있던 O-157균이 식중독을 일으켜 아이들이 죽었다는 건 미국에서도 유명하다.

 

분쇄육 중에서도 기계적 분리육(MSM), 선진회수육(ARM)은 기계를 써서 뼈에 붙은 고기를 발라낸 것을 뜻하는데, 이들은 성분 함량으로 위험 정도를 파악한다. 최신 기계를 써서 분리하는 선진회수육에 칼슘 성분이 100g 150mg 이상이라면 뼈가 갈려 들어간 것으로 보아 기계적 분리육으로 본다. 그러나 선진이든 아니든, 위의 표에서 보듯 한국에선 분쇄육 자체가 수입 금지 품목이 아니다.

 

이 분쇄육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이미 엄중 경고한 기사가 있으니 읽어보시기 바란다.

(오마이뉴스, 미국이 거부한 ‘가장 위험한 고기’ 한국 온다 )

 

대만에서도 처음 수입의정서를 미국과 체결했을 때엔 굴욕적 협상이란 비판에 직면했지만, 적어도 분쇄육 부분에서는 우리보다 나은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본다.

 

臺-美,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정서 서명

2009. 10. 22.

 

주미국대표처(TECRO)와 미국 재대협회(AIT) 2009 10 22일 미국산 쇠고기의 대만 수출 의정서에 공동 서명했다의정서의 원문은 위생서식품자료망인 수입쇠고기디렉토리에서 찾아볼 수 있다. (http://food.doh.gov.tw)

 

AIT, 수입의정서 체결 환영

2009. 10. 23.

 

미국 재대협회(AIT)의 신문과장 카바나흐(Christopher R. Kavanagh)는 미국산 쇠고 기 수입 의정서의 서명 체결과 관련해 환영 의사를 표명했다. 그는, 대만이 새로 공포한 수입 규정이 세계동물보건기구(OIE)의 규정에 부합한다고 밝혔다.

대만과 미국 쌍방이 미국시간 10 22일에 서명한 의정서에 따르면, 대만에 수출되는 미국 쇠고기는 30개월 이하의 뼈 있는 쇠고기, 분쇄육, 가공육이다. …  선별과정에서 특수위험물질(SRMs)과 기계적 회수육(MRM), 기계적 분리육(MSM), 머리와 척수에서 나온 선진회수육(AMR)은 제외된다.

 

위의 기사로 보면 대만이 당초 수입 허가했던 분쇄육은 일반적인 선진회수육에 국한되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도 위험성이 있는 건 마찬가지지만, 어쨌든 우리보다는 훨씬 제한된 수입 기준을 세운 것이다.

 

그런데, 대만의 최초 수입의정서가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었던 이유에는 바로 우리들’,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안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었다.

 

쇠고기 수입 재협상 어렵다

2009. 10. 26.

 

위생서장 양즈량(楊志良)은 오늘 국회 위생환경위원회에 출석하여,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와 관련해 부서장인 수메이링(蕭美玲)이 권한을 위임받아 미국측과 협상했으며, 수입 마지노선은 한국 기준보다 낮아선 안된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수메이링은 이미 의정서에 양측이 서명을 끝냈기 때문에 재협상은 어렵다고 말했다.

 

양즈량은 국회 위생환경위원회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안 보고자리에서 이번 수입 개방 범위는 30개월 이하의, 그것도 특정위험물질이 제거된 고기와 부속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30개월 이하의 머리, 안구, , 척수는 특정위험물질에 포함되지 않지만, 원칙상 수입 금지되며, 국내 시장에서 특별히 요구하는 경우만 허용된다고 밝혔다.

 

양즈량은 또한 서면 보고를 통해 이번 의정서를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의정서 내용과 비교해보면, 개방 품목 면에서는 확실히 한국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국민당 종샤오허(鍾紹和) 의원은 질의 중에 최대 수입 허용선이 어디까지였느냐고 물었고, 양즈량은 수메이링 부서장에게 권한 위임 당시, 최악의 경우 한국보다 못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하략)

 

즉 대만의 위생서(우리로 치면 식약청쯤)에서는 최소한 한국의 수입안보다는 나은 결과를 얻어내려 애썼다는 것이다. 왜 일본도 아니고 한국인가, 일본의 20개월령 이하 기준이 훨씬 낫지 않은가라는 질문을 할 수 있겠지만, 미국의 압력에 대항할 파워가 없는 건 대만이나 우리나 마찬가지니 현실적인 태도라고도 볼 수 있겠다.

 

대만의 현실적 롤 모델이 가카께서 집권한 현 정부라니 기분 묘하다. 근데 가카를 잘못 본 거 아닌가. 가카께선 최대한 유리한 협상을 이끈다기보단 질 좋고 값싼 쇠고기를 맘껏 먹을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계셨는데 말이다. 우리에게 여러 차례 강조하신 바다.

 

아무튼 그러나, 한국보다는 조금 나은 부분이 있었음에도, 대만의 식량 안보에 문제가 생겼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 분쇄육 때문에 대만 당국을 조금 칭찬했지만, 본질적으로는 우리처럼 빨리 체결하고 덮어버리려는 제스처를 취한 건 대만도 똑같았다. 위 기사에서 본 재협상은 어렵다는 소리, 정말 귀에 딱지 앉게 들었던 이야기다.

 

우리가 그랬듯이, 대만 정부도 의정서 중국어판을 한참 있다가 공개했고, 그래서 문구를 비교해 따져보니 역시나 허술한 점이 있었던 것이다.

 

민진당: 대만은 한국보다 훨씬 못한 대우를 받는다

2009. 1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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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안전회의 비서장 수치(蘇起)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정서는 한국 표준을 따랐다고 말한데 대해, 민진당에서는 오늘 오전 두 의정서의 차이가 매우 크다고 발표했다. 한국판에는 쇠고기 또는 우육제품 30개월 이하 연령의 소임을 확실히 밝혀놓은 데 비해, 대만의 의정서에는 그러한 주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중략)

 

민진당 대변인 차이치창(蔡其昌)은 마잉주(馬英九) 정부가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무능이 앞서고 거짓말이 뒤따랐으며, 국민 건강은 전혀 고려치 않아 극악의 의정서를 마주하게 됐다고 비평했다. 민진당은 미국과 재협상에 나설 것을 주장하며, 국민당이 계속 밀고만 나간다면 인민이 표로써 국민당을 심판할 것이라 대변인은 말했다.

 

또한 수치(蘇起) 비서장이 국제협의가 국내법보다 우선한다고 말한 데 대해 차이치창은, 그런 논리라면 아무 공무원이든 국외에서 밀약을 맺어도 정부가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의장 왕진핑도 그건 잘못된 생각이라 말하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수치의 주장을 받아들일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후략)

 

야당인 민진당은 수입의정서가 졸속 협상의 결과물이라고 마잉주 정부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국민들이 여기에 절대적 호응을 보낸다. 한국에서 있었던 일이, 순서 그대로 대만에서도 일어났던 거다. 그리고 대만 사람들도 그걸 잘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인터넷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확산시키며, 서명과 시위를 통해 정부를 압박하는 한국의 사례가 대만에서 재연된다.

 

익히면 되는가? 안먹으면 안전한가? 미국 쇠고기의 진상을 폭로한다 2009. 11. 12.

 

...어떻게 미국과 재협상에 임하게 할 것인가? 한국의 예를 살펴보자.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협상하면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 4 19일 미국의 쇠고기 수입을 재개한다.

 

열흘 후, 한국의 방송국 MBC <PD수첩>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인이 광우병에 걸릴 소질이 서구인의 2~3배에 이른다는 사실을 공개했고, 모바일과 인터넷을 통해 순식간에 이 소식이 전파됐다. 각계의 항의가 물밀 듯 일어났다. 그 선두에 선 게 청소년들이다.

 

5 2, 1만여 명이 서울에서 촛불시위를 열고, 각종 사회단체와 종교 단체도 여기에 참여해 밤마다 집회를 열었다.

 

한국 정부가 재차 삼차 미국 쇠고기가 안전하다고 강조했고, 이명박도 TV를 통해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며 FTA가 한국 경제에 끼치는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 국민들은 받아들이지 않았고, 100만 명 이상이 인터넷상에서 연좌 서명하는 한편 이명박 탄핵을 요구했으며 국회도 기능 정지에 이르렀다. 6 10, 누적된 민원(民怨)이 결국 폭발하여, 100만이 넘는 한국인이 청와대 앞에서 대한민국 헌법 제1조와 이명박 퇴진을 부르짖었다.

 

이것은 1987년 한국의 대통령 직선제 때문에 폭발한 민주항쟁 후 다시금 터진 가두 시위였다. 이명박은 긴급히 내각 관료에게 책임을 물었다.

 

3일 후, 한미 협상 대표단이 워싱턴에서 보충 협상을 실시한다. 미국 측은 위기에 빠진 이명박 정권을 구하기 위해 양보를 해주었다.

 

연령 30개월 이상의 쇠고기 수출이 금지되는 한편, 30개월 이하의 쇠고기도 뇌와 척수 등의 내장부위를 제거해야 했으며, 한국 측은 미국의 도축 과정을 점검할 권리를 얻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한국 국민은 여전히 격렬한 항쟁을 계속하고 있으며, 보충이 아니라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그들은 쇠고기 출고 저지, 파업으로 맞서 경찰은 고압 물대포로 시위자를 쫓아냈다.

 

한국이 안을 뒤집은 과정을 종합적으로 볼 때, 대만 국민들도 대외적으로 일치 단결한다면, 정부가 미국의 압력에 맞설 강한 뒷받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략)

 

한국의 사례가 있어서 그랬는지, 의정서가 체결되고 1주일 지난 11월 초부터 대만 사람들은 조직적으로 수입의정서 반대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야당인 민진당에서야 자기네들 공로라고 할 지 모르지만, 이런 국민적 행동이 정략적 의도로는 결코 비롯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잘 알고 있다. 안 그래도 먹거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중국인들인데, 대만 사람들이 정말 단단히 열받았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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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네티즌들은 미국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근거 주장과 서명 동의 보내는 방법을 재빠르게 퍼날랐다. 타이베이에 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서명 동의서 취합은 본인 서명이나 도장을 찍어 우편물로 보내는 방법을 택했다. (http://blog.udn.com/yang0115/3463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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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동의서를 취합한 곳은 중화민국 소비자문교기금회(Consumers foundation, Chinese Taibei)라는 사회단체다. 이 단체를 비롯한 NGO 조직은 11 1일부터 약 한 달 동안 20만이 넘는 서명을 받았고, 기타 사회단체들도 합산 13만 명이 넘는 서명을 받았다.

(http://www.consumers.org.tw/unit210.aspx)

 

그리고 11 14, 타이베이에서 대규모 거리 시위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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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교수협회도 수입 반대 성명서를 내고 거리 시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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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바리케이트는 있었지만 격한 충돌은 없었던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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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우와 가장 달랐던 지점이 아닐까 하는데... 나이든 예비역 군인들도 시위에 동참했다.

 

광화문 촛불 집회의 규모에 비하면야 단촐하다고 볼 수 있지만, 그 본질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내용으론 좀 심심한 아래의 동영상을 보면, 우리처럼 아줌마 부대와 어린이, 청소년이 포함된 시위였음을 볼 수 있다. 연사로 나선 이들은 민진당의 전현직 당대표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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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와 우유의 대만 내 최대 생산지인 타이난(臺南)현에서는, 현장과 타이난 시장이 반정부 시위를 공동 주관하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됐다. 사진에서 보듯 시장이 뿔 쓰고 나갔다. 그러니까 시민과 야당과 지방 정부가 모두 들고 일어난, 그런 사태가 펼쳐진 거다. 가카께서 촛불 시위가 왜 그렇게 오래 가는지 전혀 모르시듯이, 대만의 마잉주 정부도 설마 쇠고기 때문에 이렇게 폭넓은 반정부 시위가 벌어질 줄 예상 못했을 것이다.

 

반정부 시국이 계속되자 대만 네티즌들은 시위를 새로운 놀이문화로서 표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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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馬聯커뮤니티에서는 길거리에서 2분 동안 죽은 듯 누워있는 시체놀이를 시위 수단으로 택했다. 이런 황당한 놀이야말로 시위가 밑으로부터시작되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

http://www.formosamedia.com.tw/?p=3306

 

하루아침에 인기인이 된 이도 있다. 타이베이 대학 박사과정의 주정치(朱政麒)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대만 쇠똥을 먹겠다고 하고, 직접 쇠똥을 채취해 햄버거로 만들어 먹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쇠똥 햄버거가 미국산 쇠고기보다 인체에 무해하다고 하며 대만 정부의 쇠고기 수입을 강력 비판하는 주정치의 동영상은 대만에서 엄청나게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에 그치지 않고 항의의 표시로 사흘 동안 관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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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반정부 시위 상황이 지속되었기 때문에, 국민당은 민진당의 수정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3차 수정안에 이르러 국회를 통과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이 와중에도 국민당의 최초 수정안이 제시되고 이를 반대하는 과정이 복잡하게 이어지지만, 안 그래도 긴 글이 더 길어지니 이쯤 줄여야겠다. 미국에서 엄중 항의하고 마잉주 정부가 무역 마찰로 골머리를 앓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예상 가능할 테니 생략하겠다. 뭔가 주목할만한 후속 조치가 이어지면 그때 다시 보도하도록 하고.

 

그렇지만 수정안이 통과됐음에도, 주정치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는 하고 넘어가야겠다.

 

맨 앞 기사에서, 수정안이 통과되는 와중에 국회 밖에서 흰 현수막을 흔들며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이들이 요구하는 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만이 아니다. 대만의 반정부 시위는 이제 그 결정방식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로 바뀌고 있다.

 

3차 수정안 통과시 부결된 민진당의 부가결의안에는, ‘뼈 있는 쇠고기는 소비자단체 등이 발기한 국민투표의 결과에 따라 수입될 수 있다라는 안건이 포함돼 있었다. 주정치는 이 안건이 부결된 것에 항의해, 이번엔 등에 人民站出來’(인민이여 일어나라)라는 문구와 불끈 쥔 주먹을 문신으로 그려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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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정치가 대만 정부에 분노한 것은 미국산 쇠고기의 유해성 때문이라기보다는, 국민의 의사를 아랑곳하지 않고 정책을 결정해버리는 비민주성 때문이었던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정국이 과연 사상 초유의 대만 국민투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우리 경우와 비슷하게 국민의 정치 참여도를 대단히 높인 기회가 된 것은 분명하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대만의 반정부 시위가 反獨牛독 있는 쇠고기 반대를 내세운 것이 매우 유효했다는 생각이 든다. 반대의 대상이 미국산 쇠고기이냐, 아니면 독이 든 쇠고기냐는 어감에서 너무나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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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을 팔아넘기고 기만했다는 것보다도 독이 든 쇠고기를 내세운 대만.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정치 슬로건으로는 이쪽이 훨씬 유효한 게 아닐까

 

마지막으로, 이제는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때다. 돌이켜보자.

 

한 총리 “쇠고기 협상, 개정 요구할 수 있다” 

2008. 7. 18.

 

한승수 국무총리가 미국이 일본이나 대만과 맺는 협상 결과에 따라 재협상을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 총리는 18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긴급현안질문에서 친박연대 노철래 의원의 질의에 "만일 미국이 우리와 다른 조건으로 협상하고, 그 조건이 우리보다 좋을 경우 개정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하략)

 

 

여야 "日-대만 美쇠고기협상 수준으로 재협상"

2008. 8. 19.

 

한나라당, 민주당, '선진과 창조' 모임 등 3당 원내교섭단체 대표들은 이 날 오후 국회에서 가축법 개정안에 합의하며 82일간의 국회 대치 상황을 극적으로 타결했다.

양당은 가축법 개정 합의서에서 "향후 미국과 일본, 대만 등 우리나라 주변국 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협상 및 후속 추가협상 결과보다 수입국의 입장에서 개방의 폭이 축소될 경우, 미국과 주변국 간 쇠고기 수입위생조건과 동일 수준의 조건으로 정부가 한.미 쇠고기 수입 위생조건을 재협상하도록 한다"고 못박았다.

이는 미국이 향후 일본과 대만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 과정에서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20개월령 이하로만 수출하기로 결정하거나, 특정위험물질(SRM)이나 뼈가 포함돼 있는 부위를 수입 금지 조치하기로 결정할 경우, 여야 합의에 따라 정부가 미국과 재협상에 나서야 함을 의미한다...(하략)

 

이렇게 총리와 한나라당 모두가 재협상에 착수하게 될 상황을 제시한 바가 있다.

심지어 가카께서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다.

 

MB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특별기자회견 일문일답 중에서 (2008. 6. 19)

 

-과거에도 뼈조각 일부가 들어와 물량이 반출된 일이 있었다. 30개월 이상과 이하는 육안으로는 구분이 안 된다. 정부의 의지가 투철하더라도 극히 소량이라도 향후 수입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중이라도 확인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또 대만과 일본의 쇠고기 협상 상황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

 

미국 정부가 보장한다면 그건 믿어야 한다. 한국 정부가 반대로 그런 약속을 한다면 외국 정부도 우리 정부를 믿어야 한다. 미국 정부가 보장한 상태에서 30개월 이상이 들어오면 검역을 안 할 것이고, 검역 이전에 반송될 것이다. 미국 정부가 약속하면 믿어도 된다. 미국 쇠고기는 96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대만과 일본, 중국은 다시 우리처럼 협상을 시작했다. 남의 나라의 협상 문제를 대한민국 대통령이 언급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저는 유사한 국제통상적 관례에 따라 협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협상이 되면 비교검토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지금 이 기사는 그러니까 가카의 말씀에 따라 열심히 비교 검토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미국의 쇠고기 수입 압력, 굴복, 어정쩡한 의정서 문항들, 국민의 분노, 가두 시위, 수정안 제시, 국민투표 요구에 이르기까지 대만의 상황은 우리와 너무도 닮아 있었다.

 

이제 정부의 이야기를 들을 차례다. 어떻게 비교 검토하고 계신가 따져 물을 때가 온 거다. 


딴지중국통신원 아홉친구 (ninthpal@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