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조직에 대한 진단과 재구성


금속노조 연구원 보고서

<금속노조 위기진단과 대안모색>중에서

 

 

 

현장조직은 노동조합을 민주화시키고, 관료화와 어용화를 막아 노동조합이 세상을 바꾸는 무기로 기능하게 할 목적으로 1987년 이후 활성화되었고 노동운동의 발전에 기여한 바가 크다. 현재 노동운동의 위기를 말하고 있다. 현장조직들이 애써 키워온 민주노조들이 약화되고 있고, 심지어는 무너지고 있다. 때문에 현장조직들이 다시금 일어나 현 위기를 극복하는데 일조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조직이 시대적으로 요구되는 사명에 충실한가? 이제부터 현장조직에 대해 살펴보고 새로운 출발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자.

 

1) 현장조직의 수와 조직원 수

 

한국지엠지부의 현장조직은 10여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수치는 90년대 중반의 5-6개에서 배로 증가한 것이다. 이들 조직이 포괄하고 있는 활동가는 1,150여명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는 부평공장 조합원 6,000여명의 25%에 해당되는 인원으로 조합원 4명당 1명의 활동가가 존재한다는 말이 된다.

 

기아자동차지부는 10여개의 현장조직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중 활동이 활발한 4개 조직의 경우 5개 지회별로 활동가들이 존재하며, 그 외 한 지회(공장)을 중심으로 하는 현장조직들도 여러 개 존재한다. 현장조직원의 수는 대체로 1,500여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조합원 수 대비 활동가의 수를 비교하면 기아자동차지부가 한국지엠지부보다 그 밀도가 훨씬 작다고 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지부는 7-8개의 현장조직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활발한 활동을 하는 현장조직은 5-6개이며, 현장 조직원 수는 대체로 1,500여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 진단

 

가) 2006년 현장조직에 대한 진단

 

(1) 현장조직 가입 이유

 

현장조직에 가입한 이유로는 해당 조직의 이념이나 노선에 공감하고, 노동운동을 하는데 유리해서라는 것이 전체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는 있으나 조직원과의 인적관계와 개인고충처리에 도움이 될 것 같고,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가입했다는 것도 30%를 차지하고 있고, 점점 늘어나는 추세인데, 현장조직이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2) 현장조직에 대한 평가

 

① 현장조직 일반에 대한 평가

 

현장활동가들이 현장조직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가를 보면, 이념적 지향이나 노선을 분명히 제시하는 조직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거나 미세하게 부정하는 수준이고, 자신들이 제시하는 이념적 지향이나 노선에 따라 실천하는 조직이 거의 없다는 것에 대해서는 아니다라는 응답을 하고는 있으나 지부마다 편차가 있는 편이다.

 

현장조직의 활동 양태에 대해서는 조합원 이해보다 자기 조직의 이해를 우선시하고 있다는 것에 반 이상이 동의하고 있고, 선거를 위한 조직으로 변질되고 있으며, 실천보다 주장만 하는 경향이 있다는 평가가 반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조직은 노동조합 내의 다양한 입장과 목소리를 담기 위해 필요하며, 현장조직 활동이 지부의 단결보다는 분열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보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점을 종합해보면 결국 현장활동가들은 현장조직이 이념적 지향에 충실하기 보다는 자파조직의 이해관계를 위해 선거조직화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나, 조합원들과는 달리 현장조직이 분열의 원인이 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② 자기 조직에 대한 평가

 

자신이 속한 조직에 대해서는 회사로부터 자주성을 지키고 있으며, 뚜렷한 활동목표와 이념적 지향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자신이 속한 조직은 주장하는 목표에 맞게 활동하고 있거나 내용을 채우고 있으며, 이념이나 활동방향에서 다른 조직과의 차이에 대해서는 크다고 평가한다. 자신이 속한 조직의 노동조합 활동 참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조합원들로부터의 신뢰에 대해서는 반 이상이 높다고 보고 있다.

 

(3) 현장활동가에 대한 현장활동가의 평가

 

현장활동가들이 조합원 상태를 잘 파악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지부에 따라 평균 또는 평균이하이며 조합원으로부터의 신뢰 또한 그런 수준이다. 조직적 결속력은 높은 편이고, 집행부 장악이나 자파조직의 이해를 넘어 활동하려고 한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평균 또는 평균이하 수준의 반응이다. 그 외에 조합원과 일상적으로 만나려고 한다, 노동자적 의식수준이 높다, 노동조합 활동에서 실천을 잘한다, 노동조합 소식을 조합원과 공유하려 한다 등에 대해서는 평균이상의 점수가 나오고 있다.

 

(4) 현장조직 실태

 

① 현장조직 활동가들의 활동참가 유형

 

활동유형에 있어서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조직원이지만 활동에는 관심없다는 응답과 특별한 문제가 있을 경우에만 참여하는 비율은 지부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낮은 편이다. 한편 이념적 정치적 운동에는 관심없고 내부 활동에만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응답은 지부가 활성화된 곳은 낮지만 활동이 정체된 곳은 높은 편이다.

 

② 현장조직 활동 참가 유형

 

현장조직 활동 참가 유형으로 보면 지부마다 차이가 엿보인다. 현장조직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현장조직 활동은 나의 정치적 이념적 신념의 표현이다라는 가장 적극적 계층은 기아자동차지부가 높고, 한국지엠지부는 상당히 낮다. 다음 내부 활동에는 적극 참여하지만 이념적 정치적 노동운동에는 관심없다는 응답율은 한국지엠지부가 높다. 이런 식으로 한국지엠지부가 특별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한국지엠지부의 정리해고 상황과 관계가 있다.

 

③ 현장조직 내부의 의사결정 체계

 

현장조직 내부의 의사결정 체계를 보면 대체로 토론을 통해 결정하는 구조이다.

 

④ 현장조직 교육활동 체계

 

현장조직에서의 학습 방식에 대해서는 조직에서 실시하는 학습이나 토론에 참가한다는 비율이 절반 이하이다. 학습팀을 구성하여 학습하는 경우는 더 낮다. 90년도 말까지만 해도 현장조직에 가입하면 교육도 하고, 노동운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조직이 거대해지고 조직원수가 많아지면서 교육활동을 거의 못하는 것이다. 보다 근본적으로는 현장조직의 변혁성이 거세되면서 학습의 중요성이 떨어진데 그 원인이 있다.

 

⑤ 현장조직의 분리와 통합 이유

 

현장조직이 분리되는 이유로 정치적 입장이나 노선차이에 의한 것보다는 선거준비 과정에서 후보 결정을 둘러싼 의견 차이를 더 크게 들고 있다. 다음으로는 조직 내부 계파간의 주도권 장악 때문을 들고 있다. 다른 한편 조직을 통합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집행부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는 조직원수(조직세)의 확대를 위해서이다. 활동방식이나 내용이 비슷해서 통합하는 경우도 약 30%를 차지하고 있다.

 

⑥ 현장조직간 혹은 외부 조직과의 연계

 

규모있는 현장조직들은 대개 전국조직과 연계되어 있다. 타사업장 현장활동가와의 교류 필요성이나 전국단위 현장조직과의 연계 필요성에 대해서 대개는 공감하는 편이다. 그러나 사업장 내부의 현장조직간 그리고 현장활동가 사이의 교류 정도는 중하로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기아자동차지부가 높은 편이다.

 

나) 2011년 현장조직에 대한 진단

 

(1) 기업지부 조합원들의 의식

 

노동조합 활동의 목표로 임금인상 등 조합원의 노동조건 개선을 들고 있다. 전체노동자들의 사회적 지위향상을 위한 법/제도 개선이나 노동계급의 단결과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뒷전으로 밀려있는 상태이다.

 

(2) 현장활동가들에 대한 평가

 

활동가들에 대한 인식은 나쁘게 형성되어 있다. 부서 대의원들과 현장조직 활동가의 관계는 ‘그저그렇다 또는 갈등적이다’라고 파악하고 있다. 또한 활동가들 간의 관계도 갈등적이라고 보고 있고, 활동가들이 부서의 조합원들과 자주 접촉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활동가들과 부서 관리자와의 힘관계도 역전되어 이제는 관리자 우위가 형성되어 있다고 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3) 현장조직에 대한 진단

 

현장조직에 대한 인식은 냉소에 가깝다. 현장조직이 이념지향이기는 하나 자신의 이념적 지향이나 노선을 분명히 제시하는 현장조직은 거의 없고, 그에 따라 실천하는 조직은 더욱 없다고 보고 있는 편이다. 또한 현장조직들이 난무하지만 이념이나 활동방향에서 별 차이가 없다고 보고 있는데,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현장조직들이 자신의 이념, 조합원의 이해를 우선하기 보다는 조직의 정파적 이해를 앞세운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 현장조직활동이 노동조합의 단결보다는 분열의 원인이 되고 있고, 현장조직은 애초의 취지와는 다르게 선거조직화 되어 가고 있다. 긍적적 방향의 활동, 예를들면 활동가를 양성하는 기능은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정파적 갈등만 키워가다보니 현장조직간 교류나 공동사업은 전무한 상태이고, 노조 현안에 대한 광범위한 토론, 정책제시 등은 거의 못하고 있다. 집행부를 견제하기에 바쁘지 집행부가 제대로 사업해서 노동조합의 힘을 키우게 하는데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현장조직간 갈등은 노동조합을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런 행태를 보이고 있는 현장조직에 대한 신뢰도는 당연히 낮다. 조합원들은 현장조직들이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고, 노조활동에 조합원들을 참여시키는 역할도 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래서 현장조직들을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장조직들은 학연이나 지연 등 인맥관계로 구성되어 있어서 이념보다는 특정인물 중심의 조직으로 인식되고 있다.

 

종합적으로 조합원들은 이런 현장조직들을 △ 조합원들의 상태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조직 △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받지 못하는 조직 △ 인맥을 중심으로 한 결속력을 갖는 조직 △ 조합원들과 일상적으로 소통하지 않는 조직 △ 노동자적 의식수준이 높지 않고, 실천적이지 않은 조직 △ 투쟁에 앞장서지 않으면서 말만 많은 조직 △ 이념의 전파보다는 자파의 집권에 매몰된 선거조직 등으로 인식하고 있다.

 

현장조직들의 이합집산이 심한 편인데, 현장조직이 분리되는 이유는 △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후보결정을 둘러싼 조직내 의견 차이 △ 타조직과의 연합이나 통합을 둘러싼 조직 내 의견차이 △ 집행부를 장악하고 나서 집행과정에서의 차이 등이 주이다. 정치적 입장이나 노선의 차이, 투쟁방침이나 활동방식을 둘러싼 차이 등으로 분리되는 경우는 낮은 편이다.

 

한편, 현장조직들이 통합을 하는 이유는 △ 집행부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 △ 조직원 수나 조직세를 늘리기 위해서이다. 어떤 경우에는 정치적 입장이나 노선이 비슷해서 따로 할 필요성을 못 느껴 통합하기도 하나 이런 경우는 적다.

 

조합원들 중에는 현장조직에 가입한 사람들이 많다. 이들의 가입 이유는 순수하다. 가입이유는 △ 노동운동을 하기 위해서 △ 현장조직의 이념적 혹은 운동노선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순수함이 현장조직에 들어가면 망가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요사이는 이런 순수함도 찾아보기 힘들다. 현장조직에 있는 선배, 동료 조직원과의 인적관계 또는 조합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 가입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이유로 회원들의 활동도 제한적이다. 현장조직원이면서 현장조직활동에 별 관심도 안보이며 거의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며, 조금 나은 경우는 현장조직활동에는 참여하지 않지만 특별한 문제에는 참여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도 존재한다. 즉, 현장조직활동에는 적극 참여하지만 이념적, 정치적 활동에는 참여하지 않는 경우이다.

 

이런 현상은 현장조직의 정체성 모호로 발생하고 있다. 현장조직의 정체성에 대한 조합원들의 판단도 천차만별이다. 진보적이라고 보는 경향이 크긴 하지만 매우 보수적이라고 보는 경향도 있다는 것이다. 변혁이라는 정체성을 상실해 가고 있는 현장조직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 소결

 

2006년도의 것은 기아자동차지부, 한국지엠지부를 중심으로, 현장활동가들의 현장조직에 대한 조사결과이고, 2011년의 것은 현대자동차지부, 기아자동차지부, 한국지엠지부를 중심으로, 조합원들의 현장조직에 대한 의식조사 결과이다.

 

거의 같은 질문을 시기와 대상을 달리하여 조사한 것이다. 앞의 것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현장조직과 활동가들에 대한 평가는 다르게 나온다. 활동가들은 현장조직에 대해 조금은 후한 점수를 주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평가는 냉정하다. 그리고 2006년도에 비해 2011년의 평가가 더 나쁘다. 이것이 의미하는 것은 현장조직과 활동가들의 이미지가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내포하고 있는 것은 현장조직과 활동가들이 점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3) 노동운동의 위기와 대공장 현장조직과의 관계

 

가) 목표를 상실한 노동운동, 위기의 노동운동과 현장조직의 관계

 

노동운동의 목표는 세상바꾸기이다. 그러나 최근 대공장을 중심으로 보이는 양태는 최대한 실리를 챙기는 것이 운동의 목표이다. 즉, 목표를 상실한 채 노동운동은 지그재그 행보를 하고 있는 것이다. 노동운동의 지그재그 행보, 이것의 다른 표현은 노동운동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한국노동운동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곳이 현장조직이라고 할 때 한국노동운동 위기의 조직적 뿌리는 바로 현장조직운동의 위기, 특히 대공장 현장조직운동의 위기이다. 즉, 근본적으로 현장조직운동의 침체와 답보에 그 원인이 있는 것이다. 앞의 평가 부분에도 언급했듯이 대공장 현장조직은 이미 선거조직화되었으며, 전망을 세우고 그것에 근거하여 활동가들을 양성시키는 교육사업을 방기하고 있기 때문에 간부 재생산체계도 와해된 상태이다.

 

“자기들이 현장조직을 할 때는 자기들의 이념이던 강령이던 노선이던 갖고 조직이 뭘 표방하는지 구성원들이 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그런 것이 없는거다. 그러니 어떻게 되냐면 기아 전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어려운거다. 외연은 넓어졌지만 중심은 약해진거다. 그런데 운동의 외연이 넓혀져서 기아만이 아니라 당까지 간거다. 기아만으로 가면 쉬운데, 당으로 넓어지고 높아지니 충돌이 발생을 한다. 인식은 안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기고 있다.”

 

“전반적으로 실리주의로 가고 있다. 그렇게 가는 이유는 선거 당선이다. 많은 조직들이, 활동가들이 선거조직으로 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활동의 대부분의 내용이 그리 가니, 회사에서 미움받아 표가 안되느니 대충 합의해서 회사표도 받고 조합원들의 실리도 챙겨주고, 이런 것이라 보는 거다.”

 

“학습하는 조직이 없다. 옛날에는 저희들만 해도 학습하고 소모임 만들고 그리고 밤새 토론하고 3-4차를 가도 운동이야기 하고. 지금은 후배들 공부하자고 해도 안한다. 그리고 잘못된 문화, 노래방 문화, 웬만한 사람들 다 골프치고,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현장조직운동이 운동성을 상실하고, 선거조직화되면서 실천도 선거 중심의 실천, 표를 의식한 실천이 중심이 되고 있다. 뿐만아니라 활동가들의 노동문화도 약화되면서 활동가들의 건강성도 취약해 지고 있다.

 

나) 신뢰와 힘을 상실한 노조지도력과 현장조직의 관계

 

2009년 조사에 이어 2010년에도 금속노조 파견 대의원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했다. 신뢰도는 2009년에 비해 1.5% 정도 상승, 8.5% 정도가 되었지만 여전히 신뢰는 바닥을 기고 있다. 민주노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없지만 주변 여론을 종합할 때 민주노총에 대한 신뢰 역시 바닥 상태이다. 총연맹답게 산하조직과 가맹조직을 아우르는 지도력 발휘는 안되고 있다. ‘총’자(字)를 빼는게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의 신뢰 하락과 대공장은 일정한 관계가 있다. 금속노조의 경우 대공장이 결합하여 15만이 되었지만 금속노조의 반을 차지하는 대공장들을 지휘하지 못하면서 신뢰는 하락하였다. 또 대공장 조합원들을 만족시키는 사업을 하지 못하면서 대공장 조합원들의 신뢰도 잃었다.

 

이런 신뢰의 하락은 금속노조 지도부, 민주노총 지도부의 지도력 부족에 기인하지만 대공장 현장조직들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왜냐하면 현장조직들이 금속노조의 발전을 위한 실질적 사업을 전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낮은 신뢰는 지도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금속노조 위원장, 민주노총 위원장의 힘은 많이 약화되어 있다. 여기에 현장조직이 직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현장조직이 당선시켰다 하더라도 당선된 순간부터 현실적 문제이다. 현장조직과 대중조직이 구분이 있는 거기 때문에, 바뀔 수 밖에 없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현장조직은 원칙적인 것이다. 현실적으로 (집행부를)배출한 조직임에도 이야기가 안되는 것은 현실과 원칙의 대립이다. 그래도 계속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이야기를 하면서 원칙도 계속 이야기 하고 현실도 이야기 해야 한다. 그런게 잘 안된다. 사람 중심으로 집행부 조직이 있고, 현장조직이 있고 이렇게 되더라. 대중조직 속에 확 빨려가면 현장조직으로서의 자기 색깔들을 못하더라. 이는 사상적으로도 약하고, 조직관도 약한 거고. 사실 짱될라고 한 것이었던 거다. 조직적으로 뭘 할려고 한 것이 아니다. 되돌아봐야 할 지점이다.”

 

위의 인용처럼 현장조직에서 배출한 집행부가 집행과정에서 제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장조직 내부의 갈등으로 조직이 분열되기도 하고, 집행력도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대공장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금속노조 전체의 투쟁력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조합원들의 지부집행력, 금속노조 집행력에 대한 불신이 커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다) 정체에 빠진 산별노조 운동과 현장조직

 

민주노총 내 대표적인 산별노조인 금속노조가 정체에 빠져있다. 15만 산별노조로 전환된지 4년이 지나고 있지만 교섭, 조직, 투쟁에서 산별노조다운 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별교섭인 중앙교섭은 2만 교섭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기업지부들은 사실상 기업별교섭을 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투쟁, 소규모 투쟁 불문하고 15만에 걸맞는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조직적으로 보면 산별노조다운 조직체계를 정립하지 못하고 있고, 대공장/정규직 노동자 이외의 부문에 대한 조직확대 사업을 거의 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산별노조다운 방향, 세상바꾸기를 분명히 한 채 변혁세력으로서 자기위상을 정립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저 덩치 큰 이익단체 이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산별노조는 위기에 처해있다. 이 위기의 근저에는 불행히도 대공장이 관계되어 있다. 물론 대공장에 자리를 틀고 있는 현장조직들이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현재의 대공장운동을 실질적으로 끌어가고 있는 곳이 현장조직이기 때문이다.

 

“현장조직은 금속노조에 대해서 깊이 있는 고민을 하는 단위는 없는 듯하다. 떡밥에만 관심이 있다. 조직을 다 똑같이 평가하기는 힘들겠죠. 일반적으로 이야기 하다보면 일단은 자신이 금속노조를 통해서 어떻게 기여를 하겠다기 보다는 자리에 관심이 더 있는 듯.”

 

위의 인용글처럼 대공장 현장조직이 다른 중소사업장에 비해 금속노조에 대한 관심은 많이 없지만, 임원선거에 대한 관심은 있다. 15만 금속노조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대공장 출신 간부와 활동가들이 금속노조 주요 임원을 맡게 되었다. 대공장 현장조직은 산별운동과의 밀접한 관계 속에 놓여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대공장 내에서만이 아니라 금속산별운동에서 어떤 활동을 전개 하는가가 중요하게 되는 이유이다.

 

라) 넘어가는 현장권력, 약화되는 조직력과 현장조직

 

자본은 노조에게 빼앗긴 현장권력을 되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였다. 반면 노조의 대응은 미약했다. 교육을 강화하여 조합원들의 의식을 부단히 높여내고, 간부들을 무장시키고, 재생산하여 간부들을 중심으로 일상활동을 활성화시켜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현장조직의 주요활동도 조합원 의식강화와 간부양성에 맞춰져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대공장의 노사관계의 자주성은 굉장히 떨어진다. 자본의 힘이다. 꾸준히 간부들을 관리하고 그러다보니 간부들이 자본과 밀착되어 있는.”

“현장투쟁도 마찬가지고 집행부의 투쟁도 마찬가지고. 그건 집행부가 했냐 안했냐의 문제를 떠나서 현장도 그렇게 젖어있다. 대의원들이 활동가들이 조합원들이 원하는 것 따다 주면 되고, 자판기 하듯이. 당선을 위해 조합원들을 귀찮게 하지 않고 해결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관리자에게 빌붙어야 하고. 그런 상황이다. 젖어있다.”

 

그 결과 현장권력이 자본가에게 점차 넘어가고 있다. 일부 단사는 사측의 사주에 의해 금속노조에서 탈퇴하기도 했다. 대공장의 경우 탈퇴는 아니더라도 대의원들 상당수가 사측으로 넘어가 노조가 현장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현장권력의 침탈과 조직력 약화는 민주노조진영의 힘을 약화시키고 있다. 즉, 파업은 위력적이지 못하고, 집회는 정권과 자본을 위협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결과 노조의 요구는 관철되지 않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고립당하고 있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은 종이호랑이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으로 조합원들의 의식을 높이는데 한발작도 나가지 못함. 조합원들한테 정치적 의식을 높이는 것이 안된다고 하면 마음을 움직이는 노조가 되고 감동을 주는 노조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것이 아니다. 자본을 상대하는 것은 둘째 문제. 파업을 하고 이런 것은 어려운 축에도 들지 않는다. 희망이 없다는 것. FTA 파업, 이런 것 할 때도 희망이 안보인다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마) 정파적 대결, 분열의 늪에 빠진 노동조합과 현장조직

 

현장조직은 현재의 민주노조의 산실이었다. 그러나 앞의 조합원들의 평가에서 보듯이 그 현장조직이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현자가 24년간 있었던 역사는 제조직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일이 터질 때마다 현장의 사업에 대해 내 목소리 내고 해왔다. 조합원들도 옥석을 가리는 현장제조직의 행보가 중요했다. 같은 사업에 대해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고 조합원들이 판단한다. 그런데 그게 지금은 실천적 내용으로 현장에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헤게모니를 장악하고 있는 상대에 대해 비판과 평가들을 해가고 있다.”

 

대신 집행부 장악에 매몰되면서 조합을 중심으로 조합원을 단결시키기 보다는 분열의 온상으로 기능하고 있다. 즉, 대공장을 중심으로 한 현장조직의 분열은 이제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으로 전이되었다. 민주노조운동의 구심이랄 수 있는 민주노총이 정파의 대결장, 분열의 온상으로 되고 있는 것이다.

 

“차이야 조금은 있다. 큰 틀에서는 권력투쟁. 집행권력투쟁으로 모든 것이 집결. 집행권력을 장악하지 않고는 조직유지가 어려운 상황이 와 있다. 집행을 위해 분화되고 있다.”

“차이가 없다는 것은 사람의 문제가 우선이다. 조직이 이전에는 두 개 정도 있다가 합종연횡을 많이 하다보니 그 사람이 그 사람이고. 투쟁적이고 보수적인 곳이 딱 있었는데 서로 나가고 들어오고 하다보니 다 똑같다고 보여진다. 조합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 조직을 위해 싸우는 것이라고 인식하게 된다.”

 

이렇듯 민주노조의 산실이었던 현장조직이 민주노조를 약화시키는데 일조하는 조직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4) 현장조직의 재구성

 

가) 현장조직의 사업혁신

 

변혁을 염두에 두고, 현장조직의 활동을 고민하기 보다는 선거를 염두에 두고 구성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까닭에 현장조직에 들어온 회원들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이전에는 조직하고 싸움하는데 지금은 협상한다. 공부도 안하는데 이념을 갖고 실천하려면 투쟁하는데, 지금은 거의 없다. 거의 모두 선전물로 투쟁한다.”

“현장조직 선전물은 초강성이고, 여기서 노조가 발전전망을 제시해야 하는데 노조도 조합원 정서를 핑계대면서 하니깐. 조합원에게 잘 보여야 차기에 또 내가 선택받는 이런 것들이 팽배. 그러다 보니 실제로 지금 상황에서 대기업 노조 운동이 위기다.”

 

현장조직은 현장활동과 현장투쟁을 기초로 조직이 구성되어야 한다. 현장 실천이 안되니 ‘선전물 사업’만 하는, 즉 ‘선전물 투쟁’만 존재하게 된다. ‘말’따로 ‘실천’따로가 일상화 되어 버리면 현장의 신뢰를 획득하기는 더 더욱 어려워진다. 이럴 때 남는 것은 ‘내가 하면 로멘스, 니가 하면 불륜’식의 상대방 헐뜯기이다.

 

현장조직의 이런 사업방식으로는 현장조직의 사업과 운영이 제대로 될 리 만무하다. 현장조직은 그 조직의 정체성에 맞는 회원가입 기준을 확립해야 하며, 가입 후 그 정체성에 맞는 교육내용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활동가 양성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그럴 때 현장조직은 변혁을 주도하는 선봉부대로서 기능하며, 조합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활동가를 키우는 게 아니라 조직원을 키우고 있다. (그러니) 활동가는 없고, 조직원만 있는 상황이다. 조직원은 조직만 보호한다. 조직이 분화되면서 결국은 활동가는 희석되고.”

 

따라서 변혁을 염두에 두고 회원가입과 교육을 진행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자기 식구 감싸기 활동밖에 안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래야 현장조직 운영도 인맥 중심이 아닌 표방한 이념의 실현을 중심으로 이루어 질 수 있다.

 

나) 실리적 활동이 아닌 변혁적 관점에서 활동

 

현장조직의 변혁지향성이 거세되고 있다. 변혁 지향성의 약화로 현장조직간 차별도 없어지고 있고, 조합원들을 의식화시키려는 의지도 약화되고 있으며, 실천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게 되고 있다.

 

“현장조직이 8개 있는데 조직이 지향하는 노동조합관이 분명히 다르다. 차이가 분명하다. 차이가 없다는 것은 투쟁하지 않는 것이다.”

 

현장조직은 자신의 이념에 근거하여 변혁적 활동을 일관되게 진행해야 한다. 그럴 때 조합원들의 의식도 높여내고, 간부를 양성할 수 있으며 조합을 변혁에 복무하는 조직으로 견인할 수 있는 것이다.

 

“노조운동과 당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스럽다. 노조가 지향하는 것과 당이 지향하는 것이 단계적으로 다르니 설명이 쉽지 않다. 조합원들이 보기엔 별반 차이가 없다. 제조직의 강령이라는게 훑어보면 자본주의 반대하고 그런거다. 별로 다르지 않다. 그러면 같이 해야 한다. 그런데 같이 못하는 것은 철학의 차이가 아니고 사람과의 관계 문제다.”

 

이런 점을 감안, 공동으로 산별노조 발전전망 수립할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공동의 발전전망 수립과정을 통해 변혁산별에 대한 상을 일치시켜야 공동행동, 공동실천, 공동투쟁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즉, 산별노조의 발전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다) 조합원들의 신뢰회복

 

앞에서 보았듯이 현장조직에 대한 조합원들의 신뢰는 매우 낮다. 그래서 신뢰회복이 활동의 일관된 방향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물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는 것인데, 그 물이 물고기를 배척한다면(물이 오염된다면) 물고기는 죽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조합원의 이해를 우선하는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여기서 조합원의 이해를 경제적인 것으로 국한시켜서는 안된다. 조합원들은 지역과 사회, 권력을 바꾸는 것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표방했던 노선에 근거한 일관된 활동과 꾸준한 실천이 필요하다. 세치 혀로 조합원들의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 단계는 이미 지났기 때문에 이런 활동과 실천을 통해 조합원들을 감동시켜내야 한다. 그래야 신뢰는 회복될 수 있다.

라) 조합원들에 대한 의식화 사업의 적극 전개

 

조합원들은 아직 임금/근로조건 개선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세상을 바꾸는 노동운동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상태이다. 이런 상태로 가면 노조운동이 변혁적 기능을 상실할 수 있다. 따라서 적극적인 교육과 선전을 통해 조합원들의 의식을 높여내야 한다. 그럴 때 조합원과 현장조직이 물과 기름의 관계가 아닌 일체가 되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조합원들의 의식향상을 위해 현장조직이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자체 선전물을 제작, 정기적 배포하는 것이다. 물론 선전물 배포만으로 되는 것은 의식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실천활동과 연계된 선전물 배포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선전물만 뿌리는 현장조직’이란 비아냥을 들으며 선전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

 

또한 노동조합과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조합원 교육을 시켜야 한다. 현장조직 간부들은 이 교육에 교육위원으로 결합하여 조합원들의 의식향상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마) 간부를 양성하는 역할 적극 전개

 

현장조직들은 정파적 이익을 앞세워 세 불리기 중심의 조직활동을 하고 있다. 즉, 정체성을 앞세워 회원들을 확대하기 보다는 인맥을 중심으로 한 세불리기에 여념이 없는 상태이다. 이제 자신들이 내세우는 정체성을 기본으로 변혁의 선봉부대로서 자신을 위치짓고 그에 걸맞는 활동가들을 양성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활동가 양성을 위한 현장 조직내 활동가 교실의 정례화를 제안한다. 하나의 현장조직이 독자적으로 이를 해내기 어렵다면 현장조직간 연합으로 활동가 교실을 개설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바) 단결의 중심의 중심에 서는 활동 전개

 

조합원들은 현장조직이 조합 분열의 한축을 이루고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장조직간 반목의 심화, 선거 시 이합집산, 현장조직과 집행부의 갈등 등이 이런 생각을 갖도록 했다. 그래서 자기이념은 분명히 하되, 이념을 중심으로 일관된 활동, 변혁을 위한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분열보다는 단결의 중심으로 자신을 변모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현장조직간 교류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선거 시 일시적으로 연합(야합수준)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토론을 일상화할 필요가 있다. 이런 교류를 통해 현장조직들 간 이해를 높여내고,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적 제휴로 만들어 내야 한다.

 

사) 노조 선거 혁신

 

현장조직들의 선거에 대한 관점을 바꿔야 한다. 집행부를 잡아야 노조를 바꾸던 시대는 지났다. 이는 과거 어용과 민주시대의 산물이다. 이제 총체적 부실화에 맞서 현장을 일구는 사업을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선거에 목매다는 현장조직의 활동마인드를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는 필요하다. 다만, 일상적 정책활동의 총화지점으로 선거를 활용해야 한다. 이른바 과정을 중시하는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의 조기개발을 통해 이슈를 선점하고, 후보를 발굴해 선거과정을 통해 후보의 인지도 및 지지도를 높여내며, 이 과정을 통해 현장조직들의 강화와 노동조합의 강화를 동시에 도모해야 한다.